전쟁의 슬픔

천 개 배낭의 꿈 2025. 3. 6. 08:36

<전쟁의 슬픔>(바오닌, 출: 아시아, 325쪽) 
 
재작년에 홍국모에서 읽고 베트남 문학 기행을 가서 바오 닌 작가를 만나고 왔던 책이다. 나는 그때 책도 안 읽고 문학기행에서도 빠졌다. 책을 도저히 읽을 수가 없었다. 베트남 전쟁이 얼마나 참혹했는가를 알기에 처음부터 묘사되는 전쟁의 모습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. 그런데 이번 겨울에 호치민에서 <전쟁박물관>을 다녀온 후 손을 가리고 보긴 했지만 전쟁 사진을 많이 봤고, 또 알고 싶어졌기에 마음의 준비가 된 거다. 술술 읽혀서 이틀만에 다 읽었는데 왠지 작가의 자전적 소설 같기도 했다. 구성이 굉장히 뛰어났고 내용도 너무 괜찮았다. 끼엔과 푸엉의 사랑, 작가가 된 끼엔, 그리고 전쟁의 참혹한 모습.....두고두고 슬플 수 밖에 없다. 밑줄을 참 많이도 쳤다. 그래도 꼽고 꼽아보라면, 그래서 기록하는 한 부분.... 정말 잘 쓴 소설이다.  
 
내가 홍국모 문학기행에서 자꾸만 빠지는 이유, JC님 때문이기도 하고 나이 드니까 다같이 다니는 여행이 불편해졌기 때문이다.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.  
 
266쪽) 정의가 승리했고, 인간애가 승리했다. 그러나 악과 죽음과 비인간적인 폭력도 승리했다. 손실된 것, 잃은 것은 보상할 수 있고, 상처는 아물고, 고통은 누그러진다. 그러나 전쟁에 대한 슬픔은 나날이 깊어지고, 절대로 나아지지 않는다.